감성충만 시

[스크랩] 그 사람을 가졌는가/함석헌/(낭송:단이)

하동댁 2015. 6. 22. 19:07

      그 사람을 가졌는가 함석헌
      
      만리 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
     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
     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.
      온 세상이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
      '저 마음이야' 하고 믿어지는 
     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.
     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
      '너만은 제발 살아다오' 할 
     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.
      불의의 사형장에서
      '다 죽어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' 일러 줄
     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.
     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
      '저 하나 있으니'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
     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.
     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
      '아니'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
     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
      그 사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.
      
      - 함석현의 "진정한 인간관계가 그리운 날" 중에서 
      
       
출처 : 풍경속 詩 한송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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