감성충만 시

등이 가렵다

하동댁 2015. 6. 11. 22:21

 

 

 

 

등이 가렵다  ㅡ 김명기

 

버림과 비어있음의 경계선은 어디쯤일까

요즘은  자꾸 등이 가렵다

뒤쿰치 키켜들고 몸을 비틀며

어깨너머 허리 너머 아무리 손을 뻗어도

뒤틀린 생각만 가려움에 묻어 손끝에 돋아난다

 

너와 내몸 사이에도

이렇듯 한 치 아득한 장벽이 있다는것이

두렵고 신비스럽다

 

빛과 어둠 혹은

사람과 사람사이 정수리 어디쯤

죽음에 이르러야 열리는 문이 외롭게 버티고 있는것 같고

때론 소슬바람에도 쉬 무너질것 같은 그 무엇이

내 안 어딘가에 덜컹거리고 있다

 

등이 가려울때마다

등줄기 너머 보이지 않는 길들이 그립다